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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1 15:12
 그러나 여기까지의 설명으로 베르뜨랑과 내가 다툰 에피쏘드를 다 이해했다고 할 수 없다. 한가지 아주 중요한
점이 빠져 있다. 그것은 베르뜨랑은 그의 권리를 주장한 데 반해 나는 그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 아니라, 그런 주장을 하는 그를 미워한 점이다. 그의 주장이 틀렸으면 그 주장을 반박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를 미워했다. 그는 나를 미워할 이유가 없었다. 그에게는 단지 그와 나의 생각이 서로 달랐을 뿐이었다. 그러므로 싸운 이튿날 그는 나에게 자연스럽게 평소처럼 대했고 나는 계속 앙심을 품고 있었다. 이 차이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프랑스에선 이 주장과 저 주장이 싸우고 이 사상과 저 사상이 논쟁하는 데 비하여 한국에선 사람과 사람이 싸우고 또 서로 미워한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프랑스인들은 다른 사람의 의견, 주의 주장 또는 사상을 일단 그의 것으로 존중하여 받아들인 다음, 논쟁을 통하여 설득하려고 노력하는 데 비하여 우리는 나의 잣대로 상대를 보고 그 잣대에 어긋나면 바로 미워하고 증오한다. 이 글을 끝까지 읽는 독자는 곧 이해하게 되겟지만 그와 같은 독선적인 논리가 얼마나 위함한가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던 나 자신 조차 그 함점에 빠져 베르뜨랑을 미워했던 것이다.

-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 -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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